흑역사 쓴 성남시의회, 제주에서 반쪽짜리 역사탐방?
2019/06/27 15:05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구글+로 기사전송 C로그로 기사전송
noteimg.jpg

[아이디위클리]폭력사태와 본회의장 점거, 고소·고발로 흑역사를 기록한 성남시의회가 “올바른 역사의식”과 “의정역량강화”를 명분으로 제주행을 선택했다.
성남시의회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 4.3사건 및 태평양전쟁 관련 역사교훈탐방을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제주 역사교훈탐방은 시의원들의 올바른 역사의식과 확고한 국가관 확립을 통한 의정역량강화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고 설명했다.
26일 오전 제245회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한 안건들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서둘러 떠나려는 분위기다.
박문석 의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시민을 대변하여 일하는 시의원부터 올바른 역사관을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역사교훈탐방을 통해 내실 있는 의정활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시민을 위한 의회 구현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의회는 통상적으로 4년 임기 중 수 회에 걸쳐 국내·외 의정연수를 진행한다. 목적과 명분은 의정활동을 잘 하기 위한 역량강화이다. 경험과 실력을 쌓는 일은 의원 개인의 몫일뿐 아니라 시민들의 몫이기도 있다. 실력 있는 성남의 일꾼이 되도록 힘을 보태줘야 한다. 그렇기에 연수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역량강화를 위해 해외로, 제주도로, 원하는 곳 어디든 결정하고 다녀온 후, 역량강화와는 동떨어진 의정활동을 편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수익이 영 시원찮다. 24일 동안 열린 정례회에서 보여준 폭력사태와 본회의장 점거, 행정사무감사 파행 등에 비춰볼 때 지극히 당연한 평가다. 의견 대립과 갈등을 놓고 민주적, 합법적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역량을 키워나가야 함에도, 현장에서는 여지없이 극단적, 대립적 구조로 해결하려는 자기들만의 역량(?)을 보여줬다.

성남시의회는 제주 4.3사건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곁들었다.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이 ‘5.10 남한 단독선거, 단독정부 수립 반대’를 내세우며, 경찰과 극우청년단체인 서북청년회의 무분별한 탄압에 저항하기 위해 무장봉기를 일으키면서 촉발됐다. 이후 7년간 무장봉기 세력과 토벌대 간의 무력충돌 과정에서 3만 여명의 무고한 양민들까지 참혹히 희생당하면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의원들은 제주4.3평화재단을 방문, 헌화와 분향을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악산 동굴진지와 알뜨르비행장, 제주평화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평화의 땅 제주에 남겨진 전쟁의 처참한 모습과 당시의 슬픔을 고스란히 느껴볼 예정”이라며 “특히,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군의 격납고로 쓰인 알뜨르비행장과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저항 기지로 삼았던 송악산 동굴진지는 제주도민들이 강제징용을 당해 수모를 겪은 아픔이 서려있는 역사적 장소”라고 방문의미를 부여했다.
역사적 사건과 현장을 찾아 느끼고 배우는 일은 소중하다. 그렇기에 아픈 역사, 비극의 역사라도 사실대로 기록하고 되새기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성남시의회는 “또한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방문해 정부가 왜 이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했는지, 주민들은 왜 끊임없이 반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깊은 갈등의 골을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소통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연수에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함께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불참의사를 밝혔다. 현재로선 반쪽의회에 이어 반쪽연수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제주도의 아픈 역사, 그 저변에 깔려 있는 갈등의 골을 극복하고 소통하기에 앞서, 성남시의회의 흑역사를 조속히 매듭짓고 여야가 소통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는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흑역사를 잊은 의원에게 앞으로 다선(多選)과 감투는 없어야 한다.
[ 정권수 기자 ]
정권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wjd@empas.com
아이디위클리(www.idweekly.com) - copyright ⓒ 아이디위클리.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화제의동영상

    화제의 동영상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대로916번길 5, 711-5 ☎ 010-5506-7610 | Fax 0504-189-7610 | 주간신문 : 경기 다00585 등록일: 2000.06.09. 
      인터넷신문 : 경기 아50819 | 발행·편집인: 정권수 | 사업자등록번호 : 574-87-00856 | 이메일: newwjd@empas.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정권수 
      Copyright ⓒ ㈜아이디위클리 Co, ltd All rights reserved. 
      아이디위클리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