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를 위한 색안경을 껴라
2015/02/04 14:3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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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보라. 지금까지 그냥 그것이라고 정의된 것들이 다시 보이지 않는가. 폐허가 된 공장이 훌륭한 갤러리가 된다. 철거를 기다리던 판자촌도 시각을 달리해 보면 우리나라 고유의 정 문화가 살아있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갤러리가 된다. 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농촌마을이 저소득과 중노동을 해결하면 명품 농촌마을로 변신한다.
법으로 막기만 했던 카튜닝 사업이 규제를 풀어주니 수천가지의 새로운 자동차 생산자로 변신한다. 잘 수도 없고, 컵라면조차도 먹을 수 없었던 산에 규제를 조금 풀어주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텔이 골짜기 깊은 곳에 들어서 현대인들이 필요로 하는 힐링의 장소가 된다. 재개발 단지였던 창신동의 3천여 개의 공장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4시간 만에 상품을 생산하는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한 공장생태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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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세상에 우마차 구입예산을 편성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현대전(現代戰)은 정보전, 사이버전으로 급속히 전환되어 가고 있는데 아직도 적진에 깃발을 꼽아야 할 보병만이 육군참모총장이 되어서는 미래를 준비한다고 볼 수 없다. 무인전투기가 날아다니는 세상에 과연 미래전(未來戰)에 대비한 전력 획득에 예산이 제대로 배분되고 있는지도 세심히 살펴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동일한 기계를 다뤄야 할 엔지니어를 공급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대학이 최고의 지식을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제대로 작동할지도 살펴야 한다. 번역앱, 통역앱 등이 날로 지능화되어가고 있는 시대에 영어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어리석은 짓도 중단해야 한다.
거꾸로 보고, 새롭게 보고, 다시 보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달라진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고, 땀을 흘리는 것만으로 또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는 함께 연주할 음악을 만드는 것이요, 함께 연주하는 것이요, 그래서 함께 행복해 하는 것이다. 여기에 너와 내가 다를 수 없고 서로 시기하고 다툴 일이 없는 것이다. 필요하면 양보하고 때가 되면 소리 내어 전체가 만들어내는 교향곡의 멋진 소리를 위해 우리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행복해 하면 그만인 것이다.
빨간색의 안경을 끼면 당연히 모든 사물이 빨갛게 보인다. 우리 마음의 문을 어떻게 열고 무슨 생각을 가지고 바라보느냐가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틀로 아무리 이 현실을 조명해 봐도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 그래서 창조경제를 주장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눈을 확 떠야 한다. 색안경을 껴봐야 한다. 그래서 거꾸로도 보고 옆으로도 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주변에 흔하게 널려있는 오브제를 재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창조경제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10년 뒤 그리고 20년 뒤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정교하게 그려낼 수 있는 청사진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교향곡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기대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그 청사진은 아마도 매년 수정해야 할지 모른다. 급변하는 시대에 미래를 상상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청사진은 많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안내자가 될 수 있다.
국가뿐만 아니라 이제 산업 간에도 독주가 아닌 협연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야 한다. 단순한 협업차원이 아닌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하여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아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역할이 창조경제를 마치 여러 사업 중에 하나로 보고 접근하기보다는 대한민국 교향곡의 작곡자와 지휘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작곡자와 지휘자 역할을 하기에는 집행할 사업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마치 작곡자나 지휘자가 연주자까지 겸한 꼴이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었으니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당연하고 갑작스럽게 기술자가 예술가가 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넓게 이해하자. 이런 생각의 확산을 통해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나가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기에 이런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내리라 믿는다. 창조경제는 기술경쟁력에서 예술가로의 변신인 만큼 매우 다른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우리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기득권층의 엄청난 저항을 이겨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 모두가 창조경제를 이해하고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의 국민운동, 다시 말해 대합창을 할 의지와 용기와 열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쪼록 장엄한 대한민국 교향곡을 우리 모두 함께 연주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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