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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구절절한 사랑가 ‘My Funny Valentine’
    Music column구구절절한 사랑가 ‘My Funny Valentine’   글 김정식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명콤비가 낳은 대표적인 스탠더드 넘버‘마이 화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은 1937년 4월부터 289회나 상연된 뮤지컬 ‘베이브즈 인 암즈’(Babes in Arms)에 나오는 곡으로, 작곡은 리처드 로저스(Richard Rodgers 1902~1979), 작사는 로렌쯔 하트(Lorenz Hart 1895~1943)가 맡았다. 이 두 사람은 그야말로 작곡·작사의 명콤비로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이 곡 역시 이 두 사람의 대표적인 스탠더드 넘버가 되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로렌쯔 하트는 불과 48세에 세상을 떠나버렸다. 그 후 충격에서 일어난 리처드 로저스는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Oscar Hammerstein II 1895~1960)와 콤비가 되었는데 이 또한 명콤비가 되어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 ‘남태평양’, ‘왕과 나’ 등이 있는데 이 두 사람을 합쳐 부를 때 ‘로저스 해머스타인’(Rodgers & Hammerstei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My Funny Valentine’은 뜨거운 사랑의 가사그런데 이 곡을 들어보면 단조계의 쓸쓸한 감성이 묻어난다. 혹시 연인과 이별의 곡? 아니다. 가사를 굳이 요즘 말로 비유하자면 “당신이 비호감에 성질 더러운 여자라도, 나를 위해 헤어스타일 하나라도 바꾸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대로가 좋으니까!” 눈에 단단히 콩깍지가 씌었는지 아니면 고도의 사랑의 계략인지 모르겠다.   수많은 버전의 연주와 노래를 골라 듣는 재미발렌타인이라는 연인한테 나는 당신뿐이니까 헤어스타일 하나라도 바꾸지 말라고 애원하고 있지만 바렌타인 데이를 계기로 가사를 발상했을 것이고 그래서 더욱 효과가 있었으리라. Babes in Arms 뮤지컬은 이후 여러 편의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이 ‘마이 화니 발렌타인’ 곡은 여러 가수들의 노래로 히트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600명 이상 아티스들이 참여 했고 1300개 이상의 버전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곡의 수많은 연주자들이 있지만 우선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1926~1991)의 1964년도 뉴욕 링컨센터에서의 라이브 연주는 빼놓을 수 없다. 재즈계의 제왕이라는 마일스 데이비스는 트럼펫 주자로서 재즈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무려 15분에 걸친 이 곡의 연주에서는 트럼펫 소리의 아름다움과 애드리브의 절묘함을 통해 ‘마이 화니 발렌타인’ 곡의 매력을 잘 끌어내고 있다.               ‘마이 화니 발렌타인’을 이야기 할 때 또 한사람 빼 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쳇 베이커(Chet Baker 1929~1988)다. 그는 마약 복용과 투옥을 반복했고 갱단에게 린치를 당해 치아를 잃기도 했다. 쳇 베이커는 이전에도 이 곡을 녹음한 적이 있지만 이 앨범이 가장 인상적이다. 죽음을 2주 앞두고 녹음한 유작 앨범인데 죽음을 예감한 것인지 그의 노래 소리에는 체념과 쓸쓸함이 짙게 깔려 있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는 절대 권하지 않는다.               일본의 중견 여자 재즈가수 아야도 치에(Chie Ayado 1957~ )의 노래도 멋지다. 148cm의 단신인데도 마치 그의 노래는 남성처럼 힘차며 묵직한 가스펠 톤이다. 전자오르간의 반주와 마이 화니 발렌타인의 멜로디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현재 일본에서 국민가수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버전이 많은 곡은 골라 듣는 재미를 누려보든지,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는 취향을 찾아보는 것도 감성 개발에 도움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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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9
  • 소리를 들어야 한다
    (행복, 2013, 종이에 수묵, 담채)     눈 뜨고 잠들 때까지 온통 소리에 젖어 산다.   시끄러운 잡음이든 감미로운 멜로디든 생기 넘치는 사람들의 말소리든항상 주변의 소리를 느끼며 함께 살아야 한다.   바람이 손짓하는 소리를꽃들이 속삭이는 소리를햇볕 따스한 사랑의 소리를   빵빵거리는 자동차 소음도왁자지껄 사람들의 말소리도크고 작은 주변의 소음까지도   선택의 여지가 없지 싶지만 고운 소리든 소음이든 아름답게 정화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다면 모든 소리가 아름답고 곱게 들리며   그래서 아주 작은 소리까지도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가슴이 있어야 하고 곱게 담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계절의 소리를, 시간의 소리를, 자연의 소리를, 우주의 소리를 그리고 내면의 소리를 자신의 그릇만큼 담아 자연을 맘껏 느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12월을 만들어 가지 않을래요.”   보는 것보다 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자연의 소리를 가슴으로 느끼는 멋진 12월이 되었음 하는 소망을 담아본다.  2013년 십이월 끝 달에...   -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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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5
  • 한국전(戰)… 잊혀진 전쟁에서의 블루스
    유무동의 Blues Time - 블루스 이야기 ⑨한국전(戰)… 잊혀진 전쟁에서의 블루스 ①   글 유무동 Blues Festival For Peace In Korea 사무국장 / 음악평론가   한국전을 노래한 블루스 곡의 시기를 살펴보면 유엔군의 참전이 시작된 1950~1951년, 정전협상이 진행되던 1952~1953년, 그리고 휴전 이후로 나눠 볼 수 있다.   1950~1951년, 암담한 한국전쟁의 실상을 블루스에 싣다 급작스런 남침으로 낙동강전선까지 밀려나 고전하던 차에 유엔군의 참전으로 인천 상륙작전의 성공, 서울 탈환 그리고 중공군의 참전이 막 시작되던 때라 전세가 복잡해지는 과정에 해당하는 시기였다. 이때 나온 두 곡의 블루스 중 한 곡은 아마 한국전에 관련된 블루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블루스가 아닌가 한다.                 ▶ J.B Lenoir - Korea Blues바로 J.B Lenoir의 Korea Blues인데(그의 또 다른 한국전 관련 블루스인 ‘I'm From Korea’는 3년 뒤에 발매된다.), 그 당시 참전했던 미군들이 꽤나 많이 전사했으며, 그런 사실에 기인한  전쟁의 비극과 공포를, 아주 섬세하게 표현해준 그의 명곡이라고 할 수 있다.               ▶ Jimmy Rogers - The World Is In A Tangle 또 한 곡은 Jimmy Rogers의 ‘The World Is In A Tangle’이란 곡인데, 체스레이블에서 1443번의 시리얼 넘버를 달고 발매가 되었다. 그 가사를 보자면,   Lord, I got my questionnaire, Uncle Sam's gonna send me on away from here.He said, “J.B, you know that I need you, Lord, I need you in south korea”.Sweetheat, please don't you worry, I just began to fly in the air.Now if the chinese shoot me down, Lord, I'll be in Korea somethere…       가사에서 보듯 중공군의 참전이 있음을 알리는 내용과 그로 인해 당한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곡을 보면 슬로우 블루스 패턴의 흐름과 그의 목소리가 함께 어우러져서 전쟁에서 죽었던 여러 병사들의 슬픈 운명이 잘 나타나고 있다.특히 음반에 참여한 뮤지션들의 면면이 환상적이다. 피아노에 Sunnyland Slim, 기타에 Leroy Foster, 드럼에 Alfred Wallace, 아무래도 고수들의 모임이라서 그런지 각자가 맡은 파트의 소리를 제대로 표현해주며, 기타, 드럼, 피아노가 아주 잘 조합되어 완성도 높게 곡을 연주했다.아울러, J.B Lenoir는 한국전에 참전하지 않았지만, 참으로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 블루스를 잘 불러주었다고 할 수 있다.   ▶ Willie Brown - Korea Blues (Cadillac Boogie RARE Decca 45 RPM single)한편 1951년 6월부터 개성에서 정전에 관한 협상이 진행되는데, 이때 나온 블루스는 그해 8월에 녹음된 Willie Brown의 Korea Blues다.협상이 진행되던 시기라서 인지 윌리 브라운의 블루스에는 이런 것에 관한 내용을 의미하는 가사를 지니고 있는데 그 내용은,   Well, the war in KOREA is never over, Uncle Sam's calling boys every day and night.And with all the screamin',clawn and bloodshed, you have never seen the sight.But, mother, don't you worry, your boy will be home again some day.But, all we can do now, is fall on knees and pray.   내용을 살펴보면, ‘언제 종전이 될까 하는 기대감과 이웃들의 아들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길 기원하는 것과,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사함을 빌 수 있는 기도뿐…’이라는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한 가사이다.아마도 어서 전쟁이 끝나길 바라는 주변의 그런 맘들을 헤아려 주는 블루스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그의 보컬과 슬라이드 기타가 아주 잘 어울리는 블루스를 연주해 주는데, 이 곡을 듣고 있자면, 왜 그가 Robert Johnson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기타리스트였는지 이해가 된다.  전쟁으로 죽어간 사람들…, 전쟁에 대한 절망감을 노래하게 하다1951년 3월, 미국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들의 26%만이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루먼을 지지 한다는 조사가 나왔는데, 아마 그 이유는 1951년 3월말에 이미 5만이 넘는 미군이 전사했고, 한국군은 그 3배에 달하는 숫자가 전사를 해서, 아마 이런 사실로 인해 그의 지지도가 확 떨어졌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시기에 이런 사실들과 연관된 블루스가 또 발매가 되었다.5만이 넘는 자신들의 형제와 많은 수의 선량한 사람들(대한민국)이 죽었다는 사실에 기인한 절망감이나 실망감 등을 표현한 블루스들인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전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낸 내용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바로 1952년 1월 Memphis의 Son Records사에서 발매된 L.B. Lawson 의 두 곡 Missing In Action 과 Got My Call Card 이다.   먼저 Missing In Action은 MIA(전쟁 중 행방불명자 : 당시 미군의 행방불명 통계 4,821명)를 의미하는 군사 용어이며, 그의 친구가 한국전 중에 행방불명된 사실에 관한 내용을 지닌 블루스인데, 그 가사 내용은 다음호에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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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5
  • 크리스마스카드
    크리스마스카드   글 김다나 [동요작사가 / 글 짓는 이]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으나 크리스마스카드 준비 하셨나요?인쇄 되어 나오는 거 말고, 이 메일로 주고받는 거 말고, SNS로 주고받는 것도 말고….좀 고리타분하지만, 늦은 가을 주워서 곱게 말려 놓은 은행잎이나 단풍잎 등을 고운 한지에 붙여 천자 펜에 잉크 찍어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쓰는 그런 카드 말이에요. 한지에 잉크가 번져 자연스레 멋진 글씨체가 되기도 하잖아요.뭐 딱히 한지가 아니어도 좋지요. 요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쉽게 배울 수 있는, 만드는 종이도 좋겠네요. 아니면 우편엽서도 좋아요. 그렇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카드를 만들어, 꼭 보내고 싶은 이에게 마음까지 함께 담아 보내는 거, 참 좋지 않나요? 좀 서둘러 그런 카드를 만들어보고는 싶은데…?                  최초의 크리스마스카드는?대체 크리스마스카드는 언제부터 만들어 주고받았을까? 유래가 궁금하여 찾아봤더니, 영국 의 ‘이글 리’라는 소년이 처음 창안은 했는데, 오늘날과 같은 상업적인 성탄카드는 19세기 중반 영국의 ‘H. 콜’ 경이라는 사람이 고안하여 왕립 미술 아카데미 회원인 화가 ‘J. C. 호슬레이’에게 그리게 한 것이 최초로 여겨진다고 나오네요. 그때 만든 카드를 ‘콜 호슬레이의 카드’라 하여 오늘날에도 그 복제품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돈이 별로 없어 하인도 제대로 부리지 못했던 가난한 귀족 콜 경은 수많은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구입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겠고, 지인들에게 일일이 크리스마스 축하 메시지를 쓸 생각에 만성 두통을 앓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어떻게 하면 이 지겨운 과정을 쉽게 넘길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더하다 마침내 기가 막힌 생각을 하게 되었나 봅니다. 그는 즉시 호슬레이에게 의뢰, 그림이 인쇄된 카드를 제작했는데 그가 이 화가를 선택한 이유가 또 재밌습니다. 호슬레이는 다른 화가들과 달리 여성의 누드 그리기에 반대하는 점잖은 사람이기 때문이었대요. 머리가 좋았던 콜 경은 마치 엽서처럼 만들어진 카드만 보낼 경우 일반 우편물보다 우편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잊지 않았답니다. 여담이지만 요즘말로 하자면 콜 경은 J.Q.(잔머리지수)가 무척 높았나 봅니다. 아무튼 머리는 쓰고 볼 일입니다. 소머리는 소머리 국밥의 재료로, 돼지머리는 고사 상을 빛내는 물건으로 쓸 수 있지만, 사람머리는 쓰지 않으면 어디에도 소용될 곳이 없는 법이거든요.   묵혀야 빛나는 것들당시 호슬레이가 만들어 판매한 카드는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로 테이블에 모여앉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한 가족의 모습에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to you’라는 글귀를 써 넣은 것인데, 아마 여러분도 복제품으로 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당시 1,000장이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10여장만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한 장이 몇 년 전 영국의 한 경매에서 9,000파운드 가까운 돈에 팔렸다고 합니다. 이 카드는 받은 사람은 알려졌는데, 보낸 사람은 누구인지는 모른다 하네요. 세상에나, 엽서 한 장 가격이? 가만 있어봐라, 1파운드가 천 칠팔백 원 정도이니,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이게 얼마래요? 옷은 새 옷일수록 좋고 친구와 포도주는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는데 그것 말고도 묵힐수록 좋은 건 또 있지 싶습니다. 이 글 읽으시는 분들, 댁에 낡은 물건들이 있거든 한 번쯤 뒤져보세요. 거기에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한가득 담겨 있을 테니까요. 게다가 혹 알아요? 개중에 돈 되는 것이 있을지…. 속물근성이라고요? 맞습니다! 蛇足  크리스마스카드는 중세 때 종교적인 테마로 유럽에서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이것을 주고받는 풍습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시작됐다고 합니다. 19세기 각국의 우편제도가 발달하고 송료가 싸지면서 성탄카드의 교환이 세계적인 풍습이 된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크리스마스카드는 아니지만, 설날에 스승이나 관원의 집에 찾아가 이름만 써놓고 돌아오는 세함(歲銜) 풍속이 있었는데, 이것은 우편제도가 생기기 전 우리나라 연하장의 기원이라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사실 해마다 줄어드는 카드에 인정이 메말랐다 할 수도 있으나, 사이버카드까지 등장한 이때 환경오염을 막고 자원 낭비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기도 하겠지요.아무리 그래도 가끔은 정성 담긴 종이 카드를 받고 싶은 걸 보니, 제가 심히 이기적이고 고린내 나는 낡은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여기에 속물근성까지 더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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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5
  • 그저 바라보다
    그저 바라보다   ‘보다(seeing)’라는 단어는 참 여러 의미와 용례를 지니고 있다. 하는 김에 찾아보니 ‘보다’에 해당하는 한자도 여럿이다. 견(見), 관(觀), 시(視), 간(看), 람(覽), 열(閱), 첨(瞻), 도(覩), 감(監)…. 기본적으로는 모두 ‘보다’의 뜻이지만, 몇 단어는 좀 더 특별한 의미에서의 ‘보다’를 뜻하기도 한다. ‘간’은 ‘헤아리다, 가리다’의 의미가 있고, ‘람’은 ‘두루 살피다’, ‘열’은 ‘검열하다, 분간하다’, ‘첨’은 ‘쳐다보다, 바라보다’, ‘감’은 ‘살피다’의 뜻이 두드러진다.이렇게 우리말이나 한자에서 ‘보다’에 해당하는 단어가 많은 것은 그만큼 간직되어 있는 의미가 다양하기 때문일 것이다. ‘보다’라는 단어가 맥락에 따라 조금씩 다른 분위기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 하려면 사전이나 전문 학자들의 풀이에 근거해야겠지만 그냥 내 느낌대로(?) ‘보다’의 몇 가지 용례를 정리해보았다.첫 번째, ‘보이다.’ 문법적으로는 ‘보다’의 피동사이다. 의미적으로는 수동적인 봄을 뜻한다. 나는 가만있고, 대상이 내 시각 안으로 들어왔을 뿐이다. 대상을 보고는 있지만, 사실 나는 대상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와 대상 사이에 아무런 교감도 관계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두 번째, ‘쳐다보다.’ 일단 나 스스로의 ‘봄’이 시작되었다. 비로소 ‘내가 본다’는 행위가 성립한다. 하지만 단순히 ‘본다’는 행위에 머무를 뿐, 대상을 향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단지 대상이 거기 있어 보았을 뿐이다. 대상을 보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상과 나는 동떨어져 있다.세 번째, ‘살펴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봄’이 이루어진다. 관찰 혹은 분석을 뜻할 수 있다. 이렇게 대상을 보는 것은 대상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때의 ‘봄’은 단순한 시각적 행위를 넘어서 대상에 대한 세밀한 파악을 의미한다.네 번째, ‘꿰뚫어보다.’ 주도적인 ‘봄’, 대상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더욱 깊어진 단계이다. 대상에 대한 관심과 파악이 보이지 않는 내면에 까지 이르고자 한다. 오히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는 문제의식을 지니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고자 한다.다섯 번째, ‘그저 바라보다.’ 언뜻 생각하면 두 번째의 ‘쳐다보다’처럼 별 의미 없는 단순히 보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 같지만, 결정적인 차이점은 세상을 대하는 마음이다. ‘그저 바라봄’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가능한 ‘봄’이다. 사실 이 단계는 종교적인 깨달음의 경지, 특히 불교적인 깨달음의 경지에서 세상을 대하는 내용에 해당한다.불교에서는 세상을 대하는 방법 혹은 태도에 있어 ‘분별(分別)’을 가장 경계한다. 흔히 우리는 분별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특히 서구적인 학문과 지식의 방법론에서 분별은 절대적인 척도이다. 분별의 과정을 거쳐 정리된 지식만을 신뢰한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분별 작용이야말로 세상에 대한 그릇된 이해, 그리고 그 결과인 망상과 번뇌의 근본 원인이라고 한다. 분별은 세상을 분석적으로 파악한다는 미명 아래 끊임없이 세상을 나누고 편 가름 한다. 분별 작용의 기본은 주체와 객체를 구분하는 것이고, 끊임없는 주객의 분별은 결국 자기중심성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형성된 강한 자기중심성이 모든 집착과 고통의 근본 원인이 되는 것이다.불교에서는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분별에서 벗어나 세상을 있는 그대로 ‘그저 바라보는’ 경지를 추구한다. 나 중심적으로 멋대로 세상을 재단하고 판별하는 것(앞에서 구분한 것 중 ‘살펴보다’와 ‘꿰뚫어보다’에 해당할 수 있다)이 아니라, 나와 세상이 주객의 구분 없이 원만하게 어우러지는 경지이다. 나와 세상이 서로 걸림이 없는 무애(無碍)의 경지이다. 내가 세상을 거스르지 않고,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걸어 넘어뜨리지 않는다.이러한 불교적 깨달음의 가르침에서 현세를 ‘그저 바라보도록’ 권하는 책 한 권을 소개한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저, 우창헌 그림, 쌤앤파커스, 2012년   이 책은 혜민 스님의 대중적 인기를 반영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솔직히 내용은 이제껏 많이 들어본 좀 뻔한 이야기일 수 있다. 빠르고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놓치고 사는 중요한 것들에 대한 성찰 등등…. 하지만 뻔한 이야기를 자꾸 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중요한 진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멈춤’과 ‘비로소 보인다’는 주제어가 불교적 깨달음의 핵심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이 책은 읽어볼만하다. ‘멈춤’은 현대의 빠르고 바쁜 삶을 멈추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불교의 근본 가르침에서 보면 자기중심적 분별의 멈춤을 뜻한다. 분별을 멈추고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났을 때, 그동안 내 멋대로 재단했던 헛된 모습이 사라지고 비로소 세상의 참 모습을 보게 된다. 욕망과 아집의 눈으로 세상을 ‘살펴보고’ ‘꿰뚫어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그저 바라보는’ 눈을 뜨는 것이 곧 불교의 깨달음이다.   오지섭 교수와 함께하는 '서재' 인문학 강좌 북카페 ‘서재’에서는 쉽고 편안한 강의와 토론, 따뜻한 차가 함께 하는 오지섭 교수와의 인문학 강좌가 늘 진행 중이다. 올 겨울, 훈훈한 마음의 양식을 위해 ‘서재’로 향해보자. * 현재 진행 중인 인문학강좌 주제 및 진행예정 주제∙책으로 읽는 인문 강좌  인문학적 소양을 넓히기 위해 꼭 읽어볼만한 책을 선정하여, 그 책의 내용을 쉽게 풀어주는 강의를 들으면서 각자의 생각을 나눈다.  현재 “<논어>에서 읽는 삶의 지혜”(격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가 진행 중이다.∙동양 고전에서 읽는 삶의 지혜 유교·불교·도교의 경전을 비롯한 동양 고전을 함께 읽으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성찰하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확인한다. 현재 “<도덕경>에서 읽는 삶의 지혜”(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 금요일 오후 8시 / 12월말까지 진행 예정)가 진행 중이다. ∙주제별 집중 강좌 인간과 세상을 보다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 주제를 선정하여, 주제에 관련한 여러 세부 내용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동양 고전에서 읽는 삶의 지혜’와 교차 시행하여 내년 1월부터 함께할 수 있다. 다음  주제는 “인물로 읽는 한국 사상사(2)”(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 금요일 오후 8시 / 2014년 1월부터)가 준비되어 있다. * 강좌 참여 문의 북카페 ‘서재’(031-902-7773. 010-2315-9916 / 마두동 845번지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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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5
  • 수피 전통과 하느님에 대한 사랑
    쉽게 이해하는 또 하나의 세계, 이슬람 ⑩수피 전통과 하느님에 대한 사랑 글 정상호(경제학박사)   수피 전통은 정통 이슬람의 엄격한 율법주의에 대항해서 나온 영적인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수피즘은 기독교, 힌두교, 불교, 이슬람 시아파, 페르샤 마니교 등의 신비주의영향을 많이 받고 세속을 떠난 생활을 강조하는 면이 있지만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이슬람 전통에서 완전 벗어나지는 않는다.예를 들어 수피 지도자와 그 추종자들은 금욕생활을 하는 수도승과는 달리 결혼을 하고 수공업자, 연금술사, 상공인 직업을 겸하고 커뮤니티 내에서 일상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피즘이 다른 종교의 신비주의 전통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이슬람을 껍데기로 간주하고 하느님과 직접 만나기 위해서는 이 껍질을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데 있다.   ‘라일라와 마지눈’의 러브스토리수피들의 세계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라일라와 마지눈’의 러브스토리를 예로 들어보자. 라일라와 카이스는 어렸을 적부터 소꿉친구였다. 둘은 어디를 가든 언제나 손을 꼭 잡고 같이 다니곤 해서 사람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저 아이들이 연애를 하나 봐.” 그런 소문이 라일라의 가족들에게까지 전해지자 그녀의 부친은 카이스의 접근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았고 그립고 안타까운 마음 끝에 카이스는 미쳐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카이스가 아니라 ‘마지눈’(미친 놈이라는 뜻)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됐다.마지눈은 결국 황량한 들판으로 나가 짐승처럼 살기 시작했고 라일라가 그리움에 괴로워하다가 병들어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는 그녀의 무덤 앞에 가서 엎드려 몇 달이고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이를 보고 마을사람들이 말리려 했지만 그의 주변에는 맹수들이 버티고 으르렁대고 있어 접근도 못하고 죽어가는 것을 수수방관해야 했다.   페르시아에서 맨 처음 전래됐다고 알려져 있는 이 설화는 서양의 로미오와 줄리엣과 마찬가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 장르의 하나이다. 여기서 두 연인 간의 애타는 사랑은 사람들이 아무리 하느님을 찾고 갈구해도 끝내는 만날 수 없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피들의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무조건적인 순종과 자기 멸각(滅却)과 무아(無我)를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게 헛된 노력을 하더라도 끊임없이 하느님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려는 것이 수피즘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술 취한  수피수피즘은 정의를 부르짖으며 두려움과 경외심을 갖기를 요구하는 딱딱하고 꽉 막힌 듯한 주류 이슬람과는 대조를 이루며, 이슬람의 전통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수피즘에는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노래 부르는 전통이 있는가 하면 또 이름이 특이한 ‘술 취한 수피’라는 전통도 있다. 이런 전통을 고수하는 수피들은 평상시의 의식 상태와는 다른 일종의 환각상태를 경험하고 이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실험했다.이들은 예를 들어 단식을 하거나 밤새워 기도를 드린다거나 하느님의 이름을 반복해서 주문처럼 부르는 방식을 통해 이를 성취했다. 이들은 또 춤을 추거나(메블레비계파), 반복적인 노래를 부르든지 아니면 마약이나 커피를 복용하여 환각상태를 유도했다. 그런 이유로 해서 이들을 술 취한 수피(drunken sufis)라고도 불렀던 것이다.그런 한편 ‘말똥말똥한 수피’(sober sufis)라고 불리는 수피 계파도 있어서 이 계파의 창시자격인 알주네이드(910 사망)같은 지도자는 술 취한 수피들은 위험할 수 있으며, 자기멸각이 반드시 정상의식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수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그는 하느님과의 만남을 이룬 자는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와서 보다 절제되고 완성된 인격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알 주네이드의 제자 중 하나였던 알 할라지(858-922)라는 자는 떠돌이 생활을 하며 이슬람 사회질서를 뒤엎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하다가 나중에는 바그다드 저잣거리에서 “나는 진리다.”라고 부르짖다가 감옥에 갇히는 운명에 처했다. 이는 마치 옛날 예수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요한복음)라고 하느님의 아들임을 말하다가 십자가에 처형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할라지는 11년의 복역 중에도 반성하기를 거부하고 자신이 최고의 선지자로 숭배하던 예수와 비슷하게 결국은 끔찍한 참형을 받게 된다.이에 대해 알 가잘리는 “할라지는 정신 나간 떠버리에 불과하고 그는 이슬람 커뮤니티를 지키기 위해 죽어 마땅했다.”고 논평했다고 한다. 그러나 할라지의 죄는 자신을 하느님이라고 자칭한 신성모독이 아니라 소수의 수피 고수들 사이에서만 공유되어야 할 비밀을 성급하게 천기누설한 데 있다고 의외의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럼 이슬람 철학과 수피 전통이 왜 중요할까? 이슬람의 철학과 수피 전통은 보통 사람들이 이슬람에는 엄격한 율법주의만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매우 다양한 계파와 접근방식이 오래전부터 발달되어 왔음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개인의 독자적인 판단력을 중시하는 이즈티하드의 전통도 비록 11세기에 단절되긴 했으나 오늘날 이슬람 개혁론자들에 의해 부활되어 새로운 이슬람 개혁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즈티하드를 계승해서 오늘날 21세기의 이슬람 개혁운동을 이끌고 있는 사상가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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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5
  • 노후소화기!! 당신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울산에서 이어 올해 8월 22일 서울의 작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60대 남성이 불을 끄려고 소화기를 사용하는 순간 소화기가 폭발하며 소화기 파편에 맞아 목숨을 잃은 사고가 발생했다.  또 9월 16일에는 전남 여수의 한 조선소내에 건조중인 선박 1층에서 불이나서 김모씨(59세)가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으나 소화기 밑부분이 폭발하며 얼굴 등에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   사고를 일으킨 소화기는 지난 1999년도 이전에 생산된 가압식 소화기로써 하단의 용접부위가 부식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소화기 내부의 가압용 가스용기가 터지면서 순간적으로 압력상승하여 소화기가 파열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소화기가 화재 초기에는 소방차 몇 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기에 소화기 비치율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다행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얼마 전 모 방송국에서 보도한 것처럼 서울의 많은 아파트에서 아직도 20년이 넘은 가압식 소화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소화기의 중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줬다.   소화기가 매우 유용한건 맞지만 노후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아주 위험한 사고의 요인이 될수 있다. 이에 소방당국은 가압식 노후소화기의 수집·폐기를 위해‘소화기 수거ㆍ정비 지원센터’운영 등 가압식 소화기에 대한 관계인의 자율적 교체 및 폐기를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소화기에 압력게이지가 없는 가압식 소화기는 물론 최근에 나온 축압식 소화기라도 본체용기에 부식이 생겼거나, 소화기 본체용기 캡이 느슨하거나 손상이 생긴 경우, 분출구 막힘현상 등 불량이 확인된 노후소화기는 안전을 위해 가까운 119안전센터로 반납하고 새로운 축압식 소화기를 배치하면 된다.   분명 소화기는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나와 내 가족, 동료의 안전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따라서, 소화기를 좀더 안전하게 관리하여 똑같은 안전사고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성남소방서 재난안전과 소방장 서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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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19
  • 생각만큼...
      (끝까지. 2013. 종이에 수묵, 담채)   아이는 아이의 생각만큼어른은 어른의 생각만큼   자식은 자식의 생각만큼 부모는 부모의 생각만큼   주인은 주인의 생각만큼손님은 손님의 생각만큼   창조자는 창조자의 생각만큼본뜬 자는 본뜬 자의 생각만큼   각자의 위치에 맞는 생각만큼 생각하고 행동하고 실천하며 살아간다.   모든 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만큼 누리며.....                                [수능 날의 단상 = 대학수학 능력시험]       【愚公移山 / 우공이산】이란 열자(列子)에 나오는 말로 『어떤 큰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모든 일은 자신의 생각만큼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신을 어떤 그릇으로 만들어 가느냐는 완전히 자신의 몫이라서 더 나은 미래의 꿈을 생각하는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더 질 좋은 삶을 위해선 늘 새로운 생각을 키워 가려는 결심과 삶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라서 자기 성찰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부딪치며 젊음을 불태우는 열정과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보물로 모든 경험들이 밝고 맑게 정제된 에너지로 작용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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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14
  • 가을에 부치는 노래
    모든 게 마음이다. 그래서 마음먹기에 달렸다지 않던가. 좋게 보면 다 꽃이 되고, 비우면 언제나 넉넉하고, 맑은 눈이면 이슬방울처럼 영롱하고, 미소면 다 사랑으로 녹는다. 마음 고놈, 참으로 변덕스러워서 늘 닦지 않으면 중심을 잃고 흔들려 어떤 상황에서도 고요하게 흐를 수 있도록 순간순간 갈고 닦아야 한다.작품은 작가의 마음속 그림이다. 때문에 항상 아름다운 마음을 갖도록 다져야 하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사물을 바라보는 관조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림은 삶의 굴곡에서 배어 나온 철학과 피와 땀의 열정으로 잉태되어지는 것으로 함께 교감하고 소통하려는 마음을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다.   작가 노트에서...   惡將除去無非草 (오장제거무비초), 好取看來總是花 (호취간래총시화) 『나쁜 잡초를 없애려 하니 풀이 아닌 것이 없고, 좋은 것만을 두고 보려 하니 모든 것이 다 꽃이다.』라는 전경의 글이 있다. 이는 같은 대상이라도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보이는 모양과 그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을 뜻함이니 좋게 보면 다 꽃이 되고, 비우면 언제나 넉넉하고, 맑은 눈이면 이슬방울처럼 영롱하고, 미소면 다 사랑으로 녹는 것처럼 세상을 바라봄이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40여년 가까이 교직에 몸담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밝고 맑은 개구쟁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몸에 배인 긍정의 습관인지는 모르겠으나 늘 좋게 보고자 마음을 다져왔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서 동심의 해맑은 모습과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작품의 소재로 삼아 다양한 표정의 이미지로 '그림인 듯 글씨인 듯' 유머가 있고 해학이 있는 동심화의 해피바이러스가 모두에게 번져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감사할 줄 알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갔음 하는 소망을 담아 곱게 물든 단풍잎에 행복한 가을의 노래를 부쳐 본다.   2013년 시월 어느 멋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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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31
  • 성남FC 창단과 생활체육
    일요일 아침이다. 7시면 집을 나설 채비를 한다. 평소와 다른 건 정장 대신 유니폼을 입고 회사가 아닌 운동장을 향한다는 점이다. 아내와 아이들은 휴일에만 즐길 수 있는 늦잠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불 속 가족들을 뒤로하고 현관문을 나선다. 조기축구회 활동을 하는 동호인들의 일요일 아침 풍경이다.  운동장에 도착하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먼저 철판 써레를 차량 뒤에 매달고 운동장을 고르게 정리한다. 감독과 코치는 운동장에 라인을 그리고, 총무와 부총무는 주전자에 물을 끓여 따뜻한 음료를 준비하는 등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부산을 떤다.   오늘은 평소 일요일과 다르다. 집에서 10분 거리의 학교 대신 천안에 있는 잔디구장으로 원정을 간다. 보통 때보다 한두 시간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 학교 앞에는 일찍부터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보기 어려웠던 회원들도 이날은 빠지지 않는다. 좁은 학교 운동장을 벗어나 맨땅이 아닌 넓고 확 트인 잔디구장을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소풍을 가는 설렘마저 든다.  단위 조기축구회들의 대회가 있는 날이다.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와 후보를 가리지 않고 우승을 목표로 양보 없는 경쟁을 한다. 경기장 밖에서도 응원전이 뜨겁다. 대회장 밖에서는 천막을 치고 막걸리를 주고받으며 판이 벌어진다.   첫 번째 게임은 쉽게 이겼다. 실력에서 앞섰다기보다는 대진운이 좋았던 것이다. 8강에 오르기 위한 두 번째 게임은 처음부터 꼬이기 시작한다. 선수들 사이에 패스가 이뤄지지 않는다. 볼이 상대편 진영에서 자꾸 끊기더니 급기야 역습을 당해 골을 내주고 만다. 잠시 쉬는 시간 선수들 입에서 거친 숨소리와 단내가 난다. 얼굴을 벌겋게 상기된 채 구슬땀이 흘러내린다. 파이팅을 외치고 후반전에 돌입하지만 승부를 뒤집기는 역부족이다. 아쉽지만 이번 대회는 여기까지 만족해야 한다. 뒤풀이 장소를 옮겨 호프 한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경기에 대한 품평을 한다. 진 선수들이 입이 열 개라도 무슨 할 말이 있느냐만, 그래도 많다. “우선은 상대편 클럽과 우리의 운동장 환경이다. 대회는 정규 규격의 넓은 운동장에서 치러진다. 그만큼 패스 위주로 많이 뛰는 팀이 앞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팀은 좁은 학교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다 보니 패스 시야도 자연이 좁을 수밖에 없다. 체력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넓은 운동장을 가진 상대팀 선수들에 비해 평소 뛰는 양이 떨어지다 보니 후반전에는 체력 격차가 눈에 보일 정도로 벌어진다. 그래도 어찌 하리, 이번 대회는 여기까지 만족하고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   성남일화 매각설이 나오면서 시내 곳곳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성남시장이 나서서 성남일화를 성남FC로 재창단해 달라는 요구였다. 성남시 축구협회 관계자를 비롯한 서포터즈, 축구 동호인들이 집회와 시위를 펼치며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가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화구단의 인수를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우려할 사항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구단 인수에 필요한 자금과 매년 지출될 예산이다. 현재의 프로구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억원, 중간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5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축구 동호인의 입장에서 성남FC 재창단은 의미 있는 결정이라 생각한다. 성남시의 경제력과 재정 여건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변찮은 운동장 하나 없이 공을 차는 동호인들에 대한 지원은 아쉽다. 매년 100억원 가깝게 프로구단에 사용할 수 있다면, 왜 수정구와 분당구에는 인조구장 하나 없느냐는 것이다.(최근 야탑 예비군 훈련장에 인조구장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그건 연병장이지, 축구장이고 볼 수 없다.) 성남시에 인조축구장이 고작 4면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수정구와 분당구에는 아예 전무하다. 축구장 사용 추첨을 하는 날, 조기축구 회원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제비를 뽑아야하는 불편은 언제 사라질 것이냐는 것이다. 그나마 각 지역별 축구연합회에 가입한 클럽은 운동장 사용에 유리하지만 훨씬 더 많은 축구 동호회가 제대로 된 운동장에서 공을 차기 위해 인근 지자체로 원정을 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프로축구에 투입되는 예산의 1/5이라도 매년 생활체육 발전에 사용한다면 운동장이 없어 겪어야 하는 불만은 없을 것이다. 하다못해 한국토지주택공사나 한국수자원공사와 같은 기업체 사옥에도 부대시설로 천연 잔디 운동장이 있다. 그런데 인구 100만의 첨단도시를 자부하는 성남시의 체육시설만은 농촌, 지방보다 못하다. 축구를 사랑하는 동호인 한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란다. 성남시에 인조축구장 한 면만이라도 더 만들어 달라고...   어지영 민주당 분당을 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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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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