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08-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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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택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성남 1
    채널을 케이블에 맞춰 놓은 평일 대낮, 소파에 누워 빈둥대며 문자로 설을 풀 상대를 물색하던 차에 ‘중국의 상하이가 상전벽해의 줄임말인가요?’ 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속으로 ‘에이, 그건 아니지.’ 하며 TV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20세기 후반 들어 눈부시게 성장한 것을 상전벽해로 비유했을 뿐, 상하이의 지명유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아니 그래도 소일거리를 찾던 중이었습니다. 좀 생각하여 ‘분양 받은 천당을 줄여 분당인가요?’ 라는 멘트를 만들어냈습니다. 허나 곧 고개를 저었습니다. 식상,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분당의 비유 대상으로 천당을 들먹이는 것은. 머리를 쥐어짰습니다. 그 결과 겨우 만든 것이 요 정도였습니다. ‘수학시간에 천분당만분당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천만분당분당인가요?’ 한참 분당을 붙잡고 늘어지다 보니, 그러한 지명이 생기게 된 유래가 궁금해졌습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인터넷에 들어가 ‘성남시 지명 유래’를 검색했습니다. 덕분에 알게 된 것이 <디지털성남문화대전>. 일단 대충 훑어봤습니다.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관내 행정구역을 순회만 해도 몇 시간은 그냥 흘러가겠구나.’ 한 마디로 매우 유용한 사이트라는 얘기입니다. 엄청난 공력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또 항목을 세분화하여〔정의〕〔개설〕〔명칭유래〕〔형성 및 변천〕〔자연환경〕〔현황〕등으로 열람에 편의를 배려한 것도 평가할 만했습니다. 그렇게 전체적인 조망을 마치고, 본래 목적했던 분당의 지명유래 확인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성남에는 분당구도 있고 분당동도 있습니다. 다른 항목은 몰라도 지명유래는 분당구와 분당동이 다를 까닭이 없습니다.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둘 중 아무 것이나, 하며 ‘분당동’을 검색했습니다. 한데 이게 웬 일입니까?! 〔명칭유래〕: 분당동은 분점리의 ‘분’ 자와 당우리의 ‘당’ 자를 취하여 만든 합성 지명이다. 분점리(盆店里)는 동이를 구웠다는 옹기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라 하며, 당우리는 예전에 당집이 있어서 당우리(堂隅里), 즉 당 모퉁이 동네라고 하던 것을 후에 고려 말기 중국에서 귀화한 당성(唐誠)의 후손이 사는 고을이라 하여 ‘당(堂)’ 자 대신 ‘당(唐)’ 자를 써서 당우리(堂隅里)라 했던 것으로 보인다.   堂 자 대신 唐 자를 써서 堂隅里라니요?깊이 살피거나 따질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적인 착각이거나 단순한 오타. 누구나 흔히 일으키는 실수인 것입니다. 다만 공교롭기는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상하이(上海)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줄임말인가요?-예, 맞습니다. 본래는 上海였는데, 등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이후 그야말로 桑田碧海, 上 자 대신 桑 자를 써서 上海가 됐답니다. 분당구의 지명유래를 검색했습니다. 분당동의 기록과 동일할 것이라 여기면서도 그리했습니다. 한데 달랐습니다. -아래는 분당구에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한 것임.    〔명칭유래〕: (전략) ‘당우리(唐隅里)’의 ‘당(唐)’ 자는 본래 ‘집 당(堂)’ 자였는데, 1906년에 ‘당(唐)’으로 바뀐 후 1914년에 ‘분당(盆唐)’이 되었으나 그 이전에는 ‘당우리(唐隅里)’로 확인되고 있다. 규장각에 소장된 조선시대 관청의 공식문서인『경기도 광주군 양안(量案)』에도 ‘당우리(唐隅里)’로 표기되어 있다. (후략) 아, 이것도 괴상합니다. 본래 堂이었던 것을 1906년에 唐으로 바꾸었는데, 그 이전에는 唐隅里로 확인되고, 경기도 광주군의 양안에도 唐隅里였다니요? 역시 원인은 순간적인 착각이거나 단순한 오타입니다. 여타 사유가 개입될 여지는 일절 없는 일. 그리고 공교롭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때가 때인 것입니다. 하여 그다지 참신하지 못해 머릿속 휴지통에 버렸던 것을 다시 끄집어냈습니다. -분양(分讓) 받은 천당(天堂)을 줄여 분당(盆唐)인가요?-예, 맞습니다.-근데 왜 分堂이 아니고 盆唐인가요?-그럼 분당(分黨), 정당(政黨)을 둘로 확 쪼개고 마는 分黨으로 고칠까요?-에이 그건 싫고요, 저는 그냥 왜 分堂이 아닌지 궁금해서 ……?-분단(分斷)된 天堂으로 와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원하신다면 分堂으로 바로잡겠습니다. 뭐 그런 다음 <디지털성남문화대전>에 올리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分堂이다. 콱 分斷시켜 버리고 싶은 天堂을 줄여 分堂이다. 왜, 꼽냐?!』와, 이건 대박이다, 대박! 댓글 폭주, 욕설 난무, 대규모 안티팬을 단번에 확보 …….-저기요,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 늘 이런 투이십니까?  -그럴~리가요? 오늘 너무 무료한데다가, 분당을 천당에 비유해도 이렇게 쇼킹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한 나머지 그만 …….   <디지털성남문화대전>에 분당동과 분당구, 실수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분당동 : 堂을 唐으로 바꾸고 나서부터 堂隅里였다.분당구 : 堂을 唐으로 바꾸기 이전에는 唐隅里였다. 경기도 광주군의 양안에도 唐隅里. 이렇게 분당동과 분당구는 실수라는 이름의 외나무다리에서 딱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그저 기가 막힐 따름. 으~ 너마저도! 하지만 그 현장이 인터넷에 공개되고 말았으니, 어쩌겠습니까? 벌칙으로 미션을 수행하는 수밖에. …… 과제는 트위스트 스텝 개발하기입니다. 단칼에 제압해 버립시다. 분당분당트위스트로 상하이트위스트를. 음악 큐!      ♬♪♩  베드타운이라면서요,  만날 잠만 자나요?  천분당만분당!   천분당만분당!   베드타운은 드림타운.   늘 꿈을 꿉니다.  천년의 꿈. 만년의 꿈.   천만년의 꿈.  그렇게 꿈이 늘 푸른   여기는 분당.  천만분당분당. 천만분당분당.    ♪♩♬   이번 주는 여기까지, 한데 필자의 무료한 일과는 한동안 지속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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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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