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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9.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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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田引水

‘제 논에 물 대기’다. 무슨 일이든 자기에게 유리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이전투구로 향하는 고속도로다. (我 나 아, 田 밭 전, 引 끌 인, 水 물 수)

⊙泥田鬪狗

① 진흙탕에서 개가 싸우는 모습이다. 함경도 사람의 강인함을 이르는 데서 유래했다.
② 자기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는 상황을 비유하기도 한다.(泥 진흙 니, 鬪 싸울
투, 狗 개 구)



헐!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재미로 듣자 하니 코미디가 아닌 현실이고, 기가 찬다고 말하려니‘인간사(人間事)가 다 그런 것 아니냐?’며 항의를 들을 것만 같다. 오늘 날 스스로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상당한 인식의 장애에 직면할 것이다. 판단에 앞서 개념 정리부터 곤란을 겪게 될 테니 말이다. 위의 이미지는 C일보가 보도한 모 정당에 관한 뉴스의 일부이다. 거짓을 덮으려니 억지를 부린 것이고, 그러다 보니 갈 데까지 간 모습이다. 


세상에 정치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그렇긴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요즘 우리 사회를 두고 상식이 실종되었다고 자탄한다. 쉽사리 경쟁의 기술만 가르치는‘교육’에 그 혐의를 둔다. 그렇지만 난 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교육을 그렇게 몰고 간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밥 먹듯 정책을 바꾼다 한들 개선될 까닭이 없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의 더럽고 추악한 꼴을 보면서 자라지 않는가? 자나 깨나 그런 부모와 동거하면서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며 강요당하고 있다. ‘종두득두(種豆得豆) 종과득과(種瓜得瓜)’가 딱 어울리는 말이다. 교육은 좋은 씨앗을 심어 가꾸는 행위이고, 사회는 그 열매를 수확하는 곳이다.


정치판(政治板)은 참으로 묘한 곳이다. 공중목욕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든지 목욕탕에서는 스스럼 없이 옷을 벗지 않는가? 출신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곳에서는 나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너도 나도 똑 같은 모습이니 그럴 필요가 없다.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전직이 고매한 대학교수이든 근엄한 판사님이든 조금도 다르지 않다. 거룩한 민주투사도 그렇고, 스타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하나같이 깡패가 되고, 시정잡배가 되고 만다. 도대체 왜 그럴까?  


요즘 현란하다 못해 어지러운 정치 쇼가 온통 신문 지면과 TV 뉴스 시간을 차지한다. 온갖 잔 머리와 꼼수를 동원한 말들이 난무한다. 듣는 이는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자칫 진지한 척 하는 표정과 진정성(眞情性)으로 가장한 말에 빠지면 소중한 한 표와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하게 된다.  우리는 수없이 그 짓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언제까지 뻔한 속임수에 넘어가는 어리석은 유권자에 머물지! “부실(不實)일 뿐 부정(不正)은 아니다.”, “종북(從北)보다는 종미(從美)가 더 나쁘다.”, “선수는 규칙(rule)을 지켜야 한다.”, “규칙(rule)은 바꾸라고 있는 것이다.” 말인 즉 틀리지 않다. 부실과 부정은 엄연히 다르고, 종북이 나쁘다면 종미도 바람직하진 않다. 선수라면 룰을 지켜야 하지만 룰에 문제가 있을 경우 서로 합의하여 고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포장한 말이라면 문제가 있다.  혹자는 정치판을 막판(감옥)에 이르는 마지막 계단이라고 한다. 재물과 명예를 누린 이들은 권력 맛이 보고 싶은 것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권력이야 말로 재물과 명예를 취하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권력의 속성이 썩을 수밖에 없는 데에 있다. 그만큼 독성도 강하다. 가까이 하다간 멀쩡한 사람도 상한다. 현명한 사람들은 하나 같이 권력과는 ‘불가근(不可近) 불가원(不可遠)’하라고 강조할 정도다. 볼 장(場) 다 본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너 나’할 것 없이‘아전인수’와 ‘이전투구’할 뿐이다.


그렇다고 정치를 외면할 수도 없다. 그냥 놔둔다 해도 계속 세금은 들어가고, 스트레스를 주며, 사회를 어디로 몰아갈지 모른다. 미우나 고우나 정치의 영향이 너무나 큰 사회에 살고 있다. 이래저래 정치의 볼모가 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 안타깝다. 후생가외(後生可畏)라고 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지켜보고 있는 어린 세대를 두려워했으면 좋겠다.


김임천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졸업(학사)
·경기대명교 ‘한국사 강사’
·백석중학교 ‘방과 후 한자 강사’
·한자교재 『부수를 알면 만리장성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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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田引水에서 泥田鬪狗까지 아전인수에서 이전투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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